○ 박영롱 초단 ● 이희성 9단 예선 1회전 4보(66∼90)
우변의 실수로 국면은 박영롱 초단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그로서는 보통 때처럼 차분히 바둑을 정리해서는 이기기 어렵다. 국면을 어지럽게 만들어야 승산이 보이는 그런 바둑이다. 자, 어디서부터 헤집어야 할까. 그래도 약한 곳은 좌변의 흑 3점. 이 돌을 잘 요리하면서 끌고 가야 공격의 대가로 부수적인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그래서 백 돌이 떨어진 곳이 66. 흑이 받기가 까다로운 곳이다. 바둑이 유리한 이희성 9단으로선 역으로 국면을 쉽게 처리해야 한다. 꼬투리를 줘서는 안 된다. 67은 69를 두기 위한 발판. 하지만 68, 72로 잡혀 손해가 컸다. 참고 1도처럼 그냥 평범하게 흑 1, 3으로 뛰었으면 흑의 우세. 때로는 너무 많은 생각도 병인 모양이다. 가진 게 많다고 느낀 순간 지키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다.
70으로 참고 2도처럼 백 1, 3으로 둘 수는 없다. 흑 6으로 두면 백의 다음 응수가 없다. 68, 72로 두터움이 생기면서 76의 침입이 통렬해졌다. 흑은 중앙 쪽도 엷어 77부터 타협하는 쪽을 선택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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