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두바이유 배럴당 15.4% 올라 국내 증시, 치솟는 유가에 주춤… 투자자 고민 깊어건설 조선 정유 등 단기적 고유가 수혜 예상 상품·종목에 관심 바람직
단위: 배럴당 달러
올 들어 풍부해진 유동성에 오르던 국내 증시가 치솟는 유가에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소 완화되고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기지표가 좋아졌지만 이번에는 국제 유가가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것이다. 엔화 약세도 또 다른 복병. 가파른 엔화 약세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매일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 고유가, 엔화 약세는 긴 악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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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유가가 상승했으나 이는 제한적일 것이며 원유시장에서 여전히 초과공급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가 상승을 큰 악재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리비아 사태 때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단기간 유가가 급등했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았고 특정 국가의 원유 수출에 지장이 있더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증산에 나설 것”이라며 “국제 유가 상승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현실적인 측면들을 고려하면 이란 문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대선을 앞둔 미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강경책만을 고집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화 약세도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이긴 하나 길게 이어지진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자산매입기금 규모를 5조 엔 증액한 데 이어 지난달 13일에는 기금 규모를 10조 엔 더 추가하면서 유동성 공급을 통해 엔화 강세 흐름을 약세로 돌리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일본뿐만 아니라 영국, 유럽,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모두 통화 확대 정책을 실행하고 있어 일방적인 엔화 약세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과거 사례를 봐도 일본 정부가 자금을 풀어 엔화를 약세로 돌리려는 노력은 엔화 절상 속도를 늦췄을 뿐 추세 자체를 돌려놓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분석이다.
○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 운영할 때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에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고유가 수혜가 예상되는 상품이나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설, 조선, 정유가 고유가 수혜를 볼 것이라 꼽히는 업종들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이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란 두 가지 도전을 받고 있다”며 “공격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방어적 대응 내지는 짧은 단기 매매로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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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주가연계증권(ELS)이나 국내외 주식형 펀드 등도 투자할 만한 상품으로 꼽혔다. 유럽 재정위기가 아직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만큼 직접 투자보다는 간접 투자로 수익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