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묶인 개혁진영 대거 불참… 대항세력 없어 국민 관심 시들
2일 실시되는 이란 총선을 앞두고 이란 지도부는 투표 독려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번 총선은 핵개발로 지구촌을 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이란 현 지도부의 정통성을 묻는 성격이 강해 결과가 주목된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1일 국영 TV에 나와 “미국이 우리의 투표율을 두려워하며 지켜보고 있다”며 막바지까지 선거 캠페인을 벌였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투표는 국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보수파 지도자들이 투표 독려에 진력하는 것은 총선에서 대항 세력이 없어 국민의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개혁 진영 지도자들과 지지자 수백 명은 대부분 가택연금을 당했거나 감옥에 있다.
투표에 대한 관심이 낮지만 전문가들은 투표가 종료되면 이란 정부가 투표율을 60%나 그 이상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정선거 의혹으로 논란을 야기한 2009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재선 이후 전국 규모의 첫 선거인 이번 총선에서는 3444명의 후보가 290개의 의석을 놓고 겨룬다.
내년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자신의 지원 세력이 되어 줄 의회 구성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의회에서 많은 지지 의석을 확보한다 해도 종교 지도자인 하메네이가 여전히 더 큰 권력을 휘두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하메네이의 권력을 뒤엎을 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보수진영의 대결 구도가 강화되는 것과는 별개로 총선 이후엔 서방과 이란의 핵 갈등으로 다시 이슈가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