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더욱이 고성장을 이어가려는 중국과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힘쓰는 일본까지 ‘돈 풀기’에 적극 가담해 지구촌은 지금 ‘돈 풍년’의 기운이 가득하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해 글로벌 주가가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특히 아시아에 많은 돈이 몰려들면서 주가가 달아올랐다. 이 시점에서 유동성 장세를 즐기기 전에 꼭 챙겨봐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이제는 유동성 자체가 늘어나는 것보다 돈이 어디로 흘러가느냐가 중요한 때이다. 원래 경기가 회복되는 단계에서는 신용경색, 즉 ‘돈맥경화’가 풀리면서 오갈 데 없는 자금이 위험자산을 쫓아 움직이기 마련이다. 앞으로는 단순히 통화가 늘어나는 것보다는 이미 찍어 낸 돈들이 얼마나 잘 도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월간 신용카드 사용액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고용시장에도 봄기운이 도는 미국의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호전된 미국 시장의 모습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일단 돈이 넘쳐흘러 가계와 기업에 ‘유동성 순환’의 징후가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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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한국 증시는 세계 동일업종 내 경쟁구도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좋은 기업을 많이 품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경기순환의 수혜를 넘어 구조적인 경쟁력 변화를 보여준다. 이는 글로벌 주가차별화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후보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시중에 돈은 넘치고 성장탄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성공기업과 실패기업의 명암은 더욱 갈리는 법이다. 올해 외국인들이 한국의 글로벌 성장주에 좀 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할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