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집무실에 있는 자신의 미니어처 위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미니어처는 두산 직원들이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박 회장에게 선물한 것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박 회장은 “132만 m2(약 40만 평)가 넘는 정원(올림픽공원)을 걷고 왔다”며 웃었다. 그는 틈틈이 야생화와 사람들의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우편엽서 수준의 스냅 사진일 뿐이지만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좋다”는 거였다. “순수하고 열정이 가득한 스포츠와 함께하고 있음에 행복하다”는 그의 체육 이야기를 들었다.
―2009년 2월 제37대 대한체육회장이 된 지 3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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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체육회가 억대 위로금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체육계 비리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법대로 단호하게 처리하겠다.”
박 회장은 한국의 런던 올림픽 목표를 ‘10-10(금메달 10개·종합 10위)’이라고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 11개·종합 7위)보다 낮은 성적표. 그는 “스포츠의 승부는 알 수가 없다. 의외성이 있어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박태환(수영)과 양학선(체조)은 상승세고 사격, 역도, 핸드볼, 여자 하키, 탁구 등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태권도, 양궁은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전력도 만만치 않아 낙관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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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시차 때문에 선수들이 고생했다. 이번에는 영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추천을 받아 브루넬대를 빌려 충분한 준비를 했다. 훈련 파트너까지 함께 간다. 사골 곰탕 등 선수들을 위한 식단도 마련한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 세 번째 도전을 성공시킨 주역 중 한 명인 박 회장은 ‘숨은 일등공신’을 소개했다.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은 친화력이 뛰어났다. 더반에서 IOC 위원들을 부지런히 만나 친분을 쌓았다. 앞으로 스포츠 외교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더반에서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 김연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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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은 유치했지만 성적이 문제다.
“일단 전 종목 출전이 목표다. 정부가 올해 겨울 스포츠 육성을 위해 27억 원을 지원한다. 피겨스케이팅과 컬링, 스노보드, 스키점프 등 유망주를 체계적으로 키워낼 거다. 봅슬레이 등 취약 종목은 귀화 선수로 보강할 생각이다.”
박 회장은 “체육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다 누렸다. 열심히 즐겁게 봉사할 뿐이다”라고 했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과 IOC 위원, 국제유도연맹 회장을 역임한 몇 안 되는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인생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라.”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