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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나금융 50대초 회장 나올까

입력 | 2012-01-31 03:00:00

■ 오늘 ‘포스트 김승유’ 논의




올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들에게 “더는 연임을 않고 물러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그룹을 이끌어갈 ‘포스트 김승유 체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보 30일자 A5면 김승유 회장 “물러나겠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그의 사임을 만류하는 분위기도 감지되지만 김 회장의 ‘장기 집권’과 ‘론스타 먹튀’를 둘러싼 정치 사회적 여건 등을 감안하면 명예로운 퇴진 가능성에 무게가 좀 더 실리고 있다. 김 회장이 일부 인사의 만류 때문에 다시 연임을 하면 역풍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하나금융은 31일 김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준(準)회추위 성격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를 열어 김 회장 후계구도를 본격 논의한다. 또 론스타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을 이번 주까지 인수하는 등 외환은행 인수 후속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 김 회장 사임 시 조직재편 불가피

15년 동안이나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의 수장(首長)을 맡아온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하나금융의 지배구조는 원점에서부터 재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얼마 전 사퇴를 발표한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과 함께 하나금융의 40여 년 역사를 이끌어온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퇴진하면 경영진 전반에 대폭적인 물갈이가 일어나고 조직문화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 반열에 오를 정도로 하나금융의 덩치가 커진 만큼 일부 핵심 인사에 집중되던 의사결정구조 대신 철저한 경쟁체제가 도입될 가능성도 크다. 이는 금융사들의 지배구조 쇄신을 추진하는 감독당국의 방침과도 같은 방향이다.

외환은행과의 통합과정에서 김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하나금융을 둘러싼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김 회장의 연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정부가 하나금융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고 있고, 외환은행 노조도 일부 사회단체와 연계해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계약무효’를 위한 법적 소송을 하겠다는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김 회장이 또 연임한다면 외환은행 인수로 새 출발을 하는 하나금융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일각에서는 ‘1년 연임’이 아닌 ‘3∼6개월 연임’이라는 대안론도 나오지만 한 금융계 관계자는 “본인은 물러난다고 하고 안에서 말리는 양상은 지난해와 같지만 김 회장의 사임 의지는 올해가 더 확고하다”고 말했다.

○ 젊은 후임자 발탁 가능성도

김 회장은 김 사장이 사임의사를 밝힌 직후 사석에서 “젊은 후계자를 생각하고 있다”며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등 세계적인 최고경영자(CEO)들이 30대 후반∼40대 초반에 첫 CEO를 맡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의 CEO 연령은 다소 높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는 신선한 추진력이 필요하고, 나이가 들수록 의사결정을 할 때 ‘정(情)’에 얽매일 소지가 많다는 의미다.

김 회장이 물러날 경우 후임으로는 김정태 하나은행장(60),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 겸 외환은행장 내정자(57) 등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의 임원이 일단 거론된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의중을 감안하면 50대 초반인 김병호 경영관리그룹 부행장(51)과 이현주 리테일그룹 부행장(53) 등이 급부상할 수도 있다.

김 부행장은 44세에 하나금융 최연소 임원이 됐으며 27일 기자회견에서도 부행장 중 유일하게 동석해 관심을 모았다. 친화력이 뛰어난 이 부행장은 조직 화합에 적합하다는 평을 듣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공식적으로 사퇴한 뒤 젊은 후계자를 내세워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개연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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