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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가장 슬퍼한 사람이 서울시민?

입력 | 2012-01-17 03:00:00

英신문 “북한 주민 아닌 한국의 대역배우 김영식씨”
김영식씨 “마음 짠했죠, 부업 끊길라 걱정도 했고”




“이보시라요, 내레 김정일 위원장 닮은 서울시민 김영식이라요.”

서울 성북구 장위3동에서 30년째 문구점 ‘거북사’를 운영하는 김영식 씨(61)는 국제적 ‘스타’로 통한다. 그는 곱슬머리부터 튀어나온 배, 턱 아래로 처진 살, 커다란 선글라스 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쏙 빼닮은 외모로 주목을 받아왔다.

김 씨는 1995년 김진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김정일 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그는 “김정일 닮은꼴로 유명해진 뒤부터는 조금이라도 더 닮기 위해 북한 사투리를 배웠고 원래 곱슬머리었지만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 3, 4개월마다 한 번씩 파마를 해왔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5일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이 사망한 후 많은 북한 주민들이 눈물을 흘렸지만 가장 슬퍼한 사람은 한국의 대역배우 김영식 씨”라고 소개하며 김 위원장과 꼭 닮은 김 씨 사진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실제로 김 씨는 요즘 자신의 부업인 김정일 역할이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끝날지 모른다고 염려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수백 통의 전화를 받았어요. 남의 일 같지 않더라고요. 앞으로 일이 끊기게 될 것도 걱정되고…. 다행히 아직은 사망 직후여서 그런지 방송 출연 요청이 많네요.”

가디언은 영국에서 유명인사 대역을 조달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프란체스크 맥더프밸리 씨의 말을 빌려 “연예계에선 슈퍼스타가 숨진 뒤 대역들이 더 바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보통 6개월은 추모기간이라 잠잠하지만 이후부터는 달라진다”고 전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