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 최강희 감독(왼쪽)과 올림픽팀 홍명보 감독이 3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 앞서 다정하게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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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전 밑그림 떴다
패하면 끝장…어린선수들에겐 부담
최종예선행 길 터주고 물러나는 역할
전북 베테랑 김상식 0순위 후보 부상
“은퇴한 박지성은 다시 부르지 않겠다”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 최강희 감독의 쿠웨이트 전(2월29일) 밑그림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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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포인트 릴리프 선수 필요
전임 조광래 감독은 아기자기한 패스를 중요시 하는 스페인식 축구를 지향했다.
최강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과연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 최 감독은 “내가 추구하는 축구는 지금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쿠웨이트를 무조건 이기는 게 중요하다. 쿠웨이트 전은 내가 추구하는 축구가 아닐 것이다. 쿠웨이트 전을 잘 치러 최종예선에 오른 뒤 나만의 색깔을 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웨이트 전처럼 비겨도 되는 경기가 가장 힘들다. 어린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큰 경기에도 동요되지 않는 베테랑이 필요하다. 원 포인트 릴리프 선수를 뽑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전 1경기만을 위한 선수 선발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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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김상식(35)이 첫 손으로 꼽힌다. 김상식은 2009년 성남에서 방출됐다. 울산행이 거의 확정적이었지만 전북 최강희 감독이 손을 내밀어 마음을 바꿨다. 전북에서 완벽하게 부활해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우승 후 공개적으로 “일등공신은 김상식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상식은 대표팀 경험도 풍부하다. A매치 58경기를 소화했다. 2006독일월드컵에 참가해 조별리그 2경기를 뛰었다.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나 중앙 수비로 활용될 수 있다. 설기현(32·울산)이나 김남일(34), 안정환(35) 등이 부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 유럽파 중용? 글쎄
대표선수 선발 기준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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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에서 뛰는 기성용과 차두리를 제외하면 박주영(아스널), 손흥민(함부르크),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은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전임 조광래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늘 대표팀에 불러 들였다.
최 감독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구자철은 경고 누적으로 쿠웨이트 전에 뛸 수 없다. 최 감독은 “경기에 오래 못 뛰면 감각 뿐 아니라 체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유럽파들이 1,2월 동안 좀 더 분발해 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계속 게임을 못 뛰면 대표팀에서 중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주영은 예외가 될 수도 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은 소속 팀에서는 못 뛰지만 대표팀에서는 그래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1,2월 중 유럽으로 직접 건너가 이들의 컨디션을 현지에서 직접 체크할 계획이다. 박지성(맨유)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은퇴한 선수를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박주영에게 주장 완장을 맡길 것인지에 대해 최 감독은 “선수구성이 마무리 되면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수로 주장을 뽑겠다.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