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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뇌중풍 후유증에 한파-과로 겹쳐 쓰러진듯

입력 | 2011-12-20 03:00:00

■ 심근경색 사망 원인은
김일성 사인과 똑같아 가족력 작용 추정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학자들은 김 국방위원장이 69세의 고령으로 고혈압, 당뇨병 등 심장병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데다 과로와 추운 날씨가 겹쳐 급성 심근경색이 발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열차로 이동 중인 상황에서 발병한 점 또한 신속한 사후조치를 어렵게 만들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발병 후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응급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열차로 이동 중인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1시간 안에 막힌 심장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나 약물치료를 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이 열차에 있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돌연사를 유발하는 질병의 80% 이상은 급성 심근경색증이다.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갑자기 발병하는 특징이 있다.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동맥(관상동맥)을 혈전(피떡)이 틀어막아 심장근육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때 생긴다. 흔히 30분 이상 격심한 가슴 통증이 나타나는데, 가급적 빨리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박 교수는 “김정일의 경우 특히 과로와 추운 날씨가 겹쳐 증상이 급속하게 악화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7년 5월에는 독일 베를린 심장연구소 소속 의사 6명이 평양을 방문해 심근경색 수술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165cm의 키에 80kg을 상회하는 과체중이었으며 당뇨병, 고혈압, 복부비만 등을 한꺼번에 가진 대사증후군 환자이기도 했다.

2008년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후에는 한동안 수척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살이 붙어 복부비만이 생기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났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술과 담배를 끊었지만 최근 흡연과 음주를 다시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민양기 한강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중풍을 앓았다는 사실, 혈관질환에 좋지 않은 담배를 피웠다는 사실, 다시 배가 나왔다는 사실은 급사의 원인이 혈관 쪽에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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