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준 한국시설안전공단 시설안전연구소장
최근 4대강 살리기 사업 낙동강 구간 중 상주보와 구미보, 창녕함안보의 콘크리트 구조물 표면에서 발견된 물 비침 현상과 관련해 ‘붕괴 위험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토목기술자로서 몇 가지 기술적 검토 의견을 제시하려 한다.
상주보의 콘크리트 고정보 표면에서 발견된 누수를 시작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은 물 비침의 원인 불명, 붕괴 위험성, 보수공사의 부적정성 및 안전진단 실시 필요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음은 콘크리트 고정보의 붕괴 위험성이다. 상주보와 같이 거대한 수리구조물은 강물이 채워지고 큰 지진력이 작용해도 전도되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설계 및 시공돼 있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되는 것은 설계 단면 자체의 부적합, 재료 또는 시공 불량, 예상치 못한 큰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 외에는 상상하기 어렵다. 거대 콘크리트 구조물이 표면에서 물이 스며 나온다고 해서 붕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해외 사례를 봐도 상주보보다 심각한 콘크리트댐의 누수 발생 사례가 많았으나 모두 적절한 조치 후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본 누노비키(布引) 댐의 경우 시공 당시부터 누수가 발생했는데 1995년 한신대지진 영향으로 누수량이 급증하자 시멘트 밀크 주입과 그라우팅 등으로 보강해 안정성을 확보한 바 있다. 미국 울프레이크댐의 경우 이음부에서 누수가 생기자 폴리머 결합 모르타르와 폴리우레탄 등을 주입하고 그라우팅을 실시해 보수했다. 이 밖에도 많은 댐들이 시공 직후 크고 작은 누수현상을 보였으나 적절한 조치 후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건설된 보 구조물들은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지만 올해 기록적 이상강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상주보의 경우 국내외 사례와 비교해 볼 때 누수 규모가 매우 작아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가 주장하는 것처럼 부분적으로 발견된 물 비침이나 구조물 전체에 대한 안전진단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방안이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물 비침 부위에 대해 발포우레탄이나 에폭시 등을 이용한 보수가 적절히 이루어졌는지, 동절기 온도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구조물 열화 가능성은 없는지, 또 미처 파악하지 못한 취약부 존재 여부 등을 꼼꼼히 점검해 보 구조물의 항구적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류근준 한국시설안전공단 시설안전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