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에는 지하철에서 10대 여학생이 70대 할머니에게 반말을 하고 난투극을 벌이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실수로 흙을 튀긴 여학생을 할머니가 나무라자 여학생이 “나한테 뭘 원하는데. 네가”라고 소리쳤다. 할머니는 “나 삼팔(38)년생이다. 왜”라며 여학생의 몸을 밀치고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20대 여성이 옆자리 할머니에게 “나 이제 내리니까 그때 앉아” “나 지금 속 시끄러우니까 나한테 말 걸지 마”라며 반말로 면박을 주는 동영상이 나왔다.
▷지하철 풍경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예전에는 지하철 내 성추행이 사회적 이슈였지만 요즘은 세대 갈등을 반영하는 듯 노인과 청년세대 사이의 자리다툼이 부각되고 있다. 휴대전화로 당시 상황을 담아 인터넷에 올리는 빈도가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전보다 자리다툼이 많아진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지하철 노약자석에 무심코 앉아 있다가 노인들에게 불호령을 당했던 경험이 더러 있을 것이다. 지하철이라는 공적(公的) 공간에서도 노인들은 ‘장유유서(長幼有序)’라는 윤리가 지켜지길 기대하는 반면 서구식 개인주의에 익숙한 젊은이들 중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