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미 CSIS 초빙연구원 전 외교통상부 대사
美싱크탱크 서울시장선거후 공개토론
미국이 한국의 선거정치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첫째, 한국에서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집권하는 정부가 한미동맹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지 궁금해한다. 2002년 대선에서 반미 구호를 외친 정당의 후보가 승리했다. 주한미군의 장갑차 운행 부주의로 발생한 여중생 사망사건을 반미감정 폭발로 연결시켜 얻은 결과였다. 이후 한미관계가 크게 흔들렸고 심지어 북한도 핵실험을 감행했다. 안보 불안으로 경제도 어려워졌다. 이것은 우리의 정치적 선택의 결과로 초래된 일이지만 미국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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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굴기를 추구하는 중국이 목소리를 더 크게 내면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 주변 해역에서 ‘핵심 이익’을 챙기기 시작했다.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그 바탕이 됐던 개방과 협력의 자세가 바뀌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의 차기 지도자들은 서서히 ‘큰 존재’로 다가오는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지 미국은 궁금해한다.
셋째, 미국은 2012년 새로 집권할, 동맹국인 한국 정부가 추구할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인가를 가늠해 보고 싶어 한다. 한국의 국내정치 역학을 보면서 친북 노선이 곧 반미를 의미하지는 않더라도 한미동맹 약화로 이어지는 흐름을 우려하는 것 같다. 친북적 태도는 북한을 옹호하는 중국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해석한다.
미국이 한국의 선거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과는 상관없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대외정책 문제와 북한 문제는 그다지 중요한 이슈가 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대 이슈는 소득 불균형, 청년실업, 소외계층 등 경제 문제에 집중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미관계 변화 초래할 선거결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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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지정학적 이유로 주변국들의 각축장이 됐고 그 와중에 많은 타격을 받은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남북 분단에서 오는 약점과 갈등, 이를 악용하는 정치세력에 휘둘려 과거를 되풀이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한국의 선거정치를 관찰하고 있을 것이다.
이호진 미 CSIS 초빙연구원 전 외교통상부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