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개통 열흘… 청계산입구역 ‘북적’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주변이 청계산을 찾은 등산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청계산입구역은 주변에 주택가나 대형 빌딩이 없어 벌써부터 ‘등산객 전용역’으로 불린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청계산입구역은 주변에 주택가나 대형 빌딩이 없는 등산객 전용역이다. 역에서 내리면 등산로 입구까지는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지난달 28일 개통한 지 10일이 됐지만 그 효과는 벌써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 청계산은 즐거운 정체
이날 청계산을 찾은 김정한 씨(45·서울 강남구)는 “전에는 양재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왔는데 신분당선 개통으로 오늘은 강남역에서 7분 만에 도착했다”며 “청계산 오기가 확실히 편해졌다”고 말했다. 원터골 상인들은 신분당선 개통 이후 등산객이 30%가량 늘어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주로 강남 일대와 분당지역 주민이 크게 늘었다는 것. 한 상인은 “원래 등산객이 많지만 지하철역이 생긴 후에는 주말이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아예 줄을 서서 지나간다”고 말했다. 청계산에는 금요일에도 주말처럼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 4일 저녁 500석 규모의 한 음식점은 모 대기업 신입사원 환영회가 열려 북적였다. 기업이나 큰 규모의 단체 등산객들은 붐비는 주말을 피해 금요일에 많이 찾는다.
청계산입구역에서 차량으로 3분, 걸어서 20분 정도 떨어진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옛골도 덩달아 등산객이 늘었다. 원터골로 올라간 등산객들이 족구장 등이 갖춰진 옛골의 음식점을 찾고 있기 때문. 4일과 5일 족구장을 갖춘 음식점들은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옛골산장 김영숙 사장(53·여)은 “전에는 양재역까지 승합버스를 보내 손님을 실어 날랐는데 이젠 청계산입구역으로 간다”며 “청계산입구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옛골로 오는 손님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 주중 노인 등산객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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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 위험 높아 대책 필요
그러나 청계산입구역에서 등산로를 연결하는 보도 폭이 좁아 교통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2m로 보도 폭이 좁기 때문에 인파가 몰리는 주말이면 차도로 내려와 걷는 등산객이 많다.
이 때문에 원터골 일대 교통사고 위험이 특히 높다. 김말연 청계산 상가번영회장(60·여)은 “주말이면 교통사고가 날까 봐 불안하다”며 “보도 폭을 넓히고 안전 난간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노인이 많이 늘었는데 원터골 등산로는 계단이 많고 경사가 심해 오르기 힘들다”며 “등산로를 완만하게 고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