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업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경제적 부의 축적이 ‘직업만족도’라는 정신적 가치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그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자가 33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5월 문화부가 대학생 및 취업 대상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보는 분야는 콘텐츠산업이다.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에는 3000여 명의 직원이 있는데 20, 30대가 92.4%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젊은이들이 원하는 직업 분야가 무엇인지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관광산업 분야도 고용유발계수가 10억 원당 15.5명(제조업 9.2명, 콘텐츠산업 12.11명)에 이를 정도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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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문화부 예산 편성의 또 다른 특징은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다.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국의 생활환경과 삶의 질을 측정해 발표한 ‘행복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국 34개국 중 26위로 저조한 순위를 차지했다.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가운데 문화생활은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문화부 예산 중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편성 이래 최초로 1조 원을 돌파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도 대폭 확대된다. 문화부의 대표적인 취약계층 지원사업인 문화 여행 체육 등 3대 바우처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141억 원 늘어난 520억 원이다. 특히 문화 바우처의 경우 가구당 5만 원씩 지급하던 것을 올 9월부터 제도 개선을 통해 청소년(10∼19세) 1인당 5만 원씩 추가로 지급하도록 해 자녀가 많은 저소득층에 대한 혜택을 대폭 늘렸다. 장애인에 대한 예산도 확대된다. 올해 386억 원이던 장애인 관련 예산은 내년에는 490억 원으로 104억 원 늘어난다.
한류가 소비재 수출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관세청의 6월 발표에서도 보듯 문화 예술 관광 체육 등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문화의 힘은, 정신적인 가치는 물론이고 경제적 가치에 이르기까지 소중한 과실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앞으로 문화에 대한 인식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향후 정부 재정에서 문화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