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세 도입” 주말 시위 예고… EU정상들은 “토빈세 논의” 촉구
글로벌 경제위기와 월가 시위의 여파로 ‘토빈세’와 ‘로빈후드세’ 도입 문제가 국제사회의 핫이슈로 대두됐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이 다음 달 3, 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토빈세를 전 세계적으로 실행하는 방안을 논의하도록 촉구하기로 23일 의견을 모은 데 이어 월가 시위대는 로빈후드세 도입을 촉구하는 시위를 이번 주말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벌일 방침이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월 월가 시위를 처음으로 제안한 캐나다의 비영리 잡지인 애드버스터스는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이 로빈후드세를 도입하도록 촉구하는 시위를 29일 벌이자고 제안했다. 애드버스터스는 웹사이트에서 “모든 금융기관의 금융거래와 국제통화 거래에 1%의 로빈후드세를 매기면 사회개선 및 환경 프로그램의 재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하자”고 주장했다.
세계 주요 경제학자들까지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로빈후드세 도입을 촉구하고 나서 월가 시위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겸 유엔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은 18일 영국의 정치주간지 뉴스테이트먼트 기고를 통해 “영국을 비롯한 EU 소속 G20 회원국들이 로빈후드세 도입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미국도 참여할 것”이라고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토빈세와 로빈후드세 ::
국제 단기자금(핫머니)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통화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 유출입에 물리는 세금을 토빈세(Tobin Tax)라고 부른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가 1978년 제안했다. 로빈후드세(Robin Hood Tax)는 2001년 영국의 한 시민단체가 이렇게 거둬들인 세금을 저소득층 지원 등에 사용하자고 주장하면서 확산된 개념이다. 이후 국제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금융거래, 기업과 부유층의 과다한 소득, 금융회사 임직원의 보너스 등에 세금을 매겨 저소득층 지원 등에 사용하는 개념을 통틀어 로빈후드세로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