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의 형광등이 주요시설… 열람실은 밝고 개인공간은 어두워주 광원 간접조명으로 낮추고 보조 광원 활용하는 환경을
국내 지하철 승객 13명 중 9명은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을 하고 있었다. 일본 승객들에 비해 근거리 시각활동을 많이 하는 편(위). 국내 도서관은 개인 열람석에 별도의 개인조명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아래)
▶밝지만 배려가 부족한 조명
21일 오전 10시. 경기 과천에 있는 도립과천도서관. 1층 열람실 천장에는 형광등이 2개씩 1m 간격으로 설치돼 켜져 있었다. 30m² 내에 모두 32개의 형광등이 켜져 있는 것. 이 때문에 열람실 중앙부의 조도는 416럭스로 매우 밝다는 느낌을 주었다. 반면 창가 쪽에 설치된 개인열람석은 326럭스로 오히려 어두웠다. 책상에 개인별 조명은 설치되지 않았고, 천장의 형광등만으로 조명을 했다. 잠시 책을 읽는 열람실 공간은 밝고, 오래 책을 읽어야 하는 개인 공간은 오히려 어두운 조명배치였다.
지하철 조명은 밝은 편이다. 그러나 객차에 따라, 위치에 따라 조도의 편차가 심했다. 4호선의 경우 가장 밝은 곳은 443럭스. 책을 읽을 때 눈이 부실 생길 정도로 환했다. 그러나 오후 8시경 일부 객차의 조도는 226럭스로 떨어졌다. 현재 국내에는 지하철에 대한 조명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철도의 조도를 30∼60럭스로 권장하지만, 이는 휴식을 위한 기준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나 휴대전화 인터넷 등을 장시간 하게 되는 지하철 내 조명기준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밝은 조명 대 고품질 조명
많은 사무실과 가정의 조명이 밝은 편이다. 그러나 ‘밝은 조명’이 꼭 시력 보호에 좋은 건 아니다. ‘고품질 조명’을 만들려면 생활공간에 적절하게 조도와 휘도 등을 조절해야 한다.
21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빌딩 내 한 사무실. 가장 밝은 곳은 326럭스였지만, 어두운 곳은 128럭스로 권장 기준치인 300∼600럭스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천정에 2.5m 간격으로 조명을 일렬 배치하는 획일적 조명방식으로 생긴 편차. 조명의 각도를 넓히거나 간접조명을 사용하는 방법 등으로 이 편차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
오후 8시. 과천의 한 가정집. 현관과 거실 침실의 조명이 한결같이 천장의 주 조명 하나에 의존해있다. 따라서 거실의 일부는 400럭스 넘게 밝고, 광원에서 멀어지면 200럭스 이하로 조도가 떨어져 편차가 심했다.
최수묵 기자 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