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문화 거점 역할하는 ‘신당창작아케이드’
서울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 예술가 조수정 씨(오른쪽)가 18일 성동공고에서 열린 ‘황 학여지도’ 수업에서 황학동의 이미지를 장신구로 표현하는 방법을 학생에게 설명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1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흥인동 성동공업고등학교 5층 금속디자인 교실에서 공예가 서지은 씨(33·여)가 학생들에게 전통 칠보(七寶) 기법을 기초부터 가르치고 있었다. 서 씨는 이 학교 교사가 아니다. 학교 옆 황학동 신당창작아케이드에 입주해 작품 활동 중인 전문 예술인이다. 서 씨는 신당창작아케이드가 8월부터 시작한 지역 청소년 예술 인재 양성프로그램인 ‘화요예술클럽’에 참여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매주 화요일 3시간씩 전통 칠보 기법을 학생들에게 전수해 주고 있다. 현직 작가에게 직접 배울 수 있는 드문 기회라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 학교 금속공예과 3학년 최고은 양(17)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칠보를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어 흥미롭다”며 “금속공예가가 되고 싶었는데 이번에 칠보를 배우면서 확실하게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 창작 공간 혜택 입은 작가들의 재능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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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서울시가 2009년 10월 개관한 신당창작아케이드가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공간을 넘어 지역문화활성화의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의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보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저마다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 외에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공예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매주 토요일 입주 예술가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전통자수 북아트 도자기 섬유 종이 금속공예를 가르쳐 준다. 가족과 함께 각종 공예기법을 배우고 만든 작품을 가져갈 수도 있어 상반기까지 1만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아케이드를 돌며 예술가들의 작업 모습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건 덤이다. 예술가들이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
○ 방치 점포가 재능기부의 씨앗
입주 예술가들은 출입구 골목 벽화작업 같은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물론 지하상가에 같이 입주해 있는 이웃 상가의 차림표나 간판 꾸미기에도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김진호 신당창작아케이드 매니저(38)는 “아케이드가 생길 때만 해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상인들이 이곳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자 장사도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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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는 www.seoulartspace.or.kr 또는 02-2232-8833.
김재홍 기자 no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