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대의 쇼.’
1996년 10월12일자 동아일보 38면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그해 오늘 밤,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의 첫 내한공연에 관한 기사였다.
잠실벌에 모여든 4만여 관객의 뜨거운 환호 속에 ‘20세기 최고의 팝스타’로 불러도 과장이 아닐 마이클 잭슨이 공연을 펼쳤다.
마이클 잭슨은 ‘순간이동’ 등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무대를 꾸몄고 ‘빌리 진’ ‘힐 더 월드’ ‘스릴러’ 등 그의 히트곡에 관객은 환호하고 또 환호했다. 특히 ‘어스 송’을 부르는 순간에는 실제 크기의 탱크 모형이 무대에 등장하고 마이클 잭슨을 향해 총을 겨눈 병사에게 한 소녀가 꽃을 건네는 장면은 평화에 대한 그의 메시지를 대변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그러나 ‘20세기 최고의 쇼’로 불린 마이클 잭슨의 첫 내한공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1990년대 초부터 그의 내한공연 소식이 전해졌지만 일부 종교단체 등이 격렬히 반대했던 탓이었다. 또 두 차례에 걸쳐 공연이 펼쳐졌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고 주관사인 태원예능(현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