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패션감각+든든한 경제력… 유통가 ‘큰손’ 떠올라남성 단독매장 등장… 고가 시계-화장품 매출도 급성장
7일 개장하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남성전문관의 ‘멘즈 컬렉션’. 신세계백화점 제공
단위면적당 매출에 목숨을 거는 백화점에서 다소 ‘한가롭게’ 보일 수 있는 구조물이 등장한 곳은 복합 쇼핑·문화공간인 ‘맨온더분’. 영화 인디아나존스를 테마로 인테리어를 한 이 매장에서는 패션의류와 신발뿐 아니라 고급 문구, 전자제품, 음반과 예술 관련 서적까지 판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 멀티숍 ‘콜레트’처럼 토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8월 첫선을 보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의 남성구두 편집매장 ‘메이페어’. 현대백화점 제공
광고 로드중
○ 명품 브랜드 남성 단독 매장 입점
신세계 강남점 남성전문관에는 구치 버버리 돌체&가바나 이브생로랑 토즈 로로피아나 등 최고급 해외 명품 브랜드의 남성 단독 매장이 국내 최초로 들어섰다. 이탈리아 고급 슈트 브랜드와 캐주얼 브랜드 60여 개 대표상품을 한데 모은 ‘멘즈 컬렉션’과 셔츠 구두 액세서리로 구성된 ‘멘즈 퍼니싱’ 등의 편집매장도 눈길을 끌었다.
이 백화점이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남성관을 새롭게 구성한 것은 남성 고객들의 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의 남성 고객 매출 비중은 2007년 23.0%에서 올해(1∼9월) 30.2%로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에서도 ‘꽃중년’ 남성의 증가로 일부 패션 카테고리에 지각변동이 감지됐다. 일반 클래식 정장을 구입하던 중년층 남성들이 좀 더 젊어 보이는 디자인의 캐릭터 정장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에서 올해 9월까지 캐릭터 정장을 산 고객 중 35∼45세 남성의 매출 비중은 14.1%로, 2007년(9.2%)보다 4.9%포인트 증가했다.
광고 로드중
○ 얼굴도 예쁘게 가꾸는 ‘꽃중년’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크리니크 비오템 랑콤 등의 남성용 화장품 라인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1∼32% 성장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올 3월 ‘시슬리’가 남성용 제품 ‘시슬리움’를 론칭한 데 이어 올 10월에는 SKⅡ가 ‘SK-Ⅱ 맨’을 선보였다.
남성용 명품시계의 매출도 2009년 18%에서 2011년 31.5%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올해 말까지 명품시계 브랜드를 추가로 대거 도입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체 품목 중 남성 관련 상품이 9%대에 불과한 기존 쿠폰북을 강화한다는 뜻에서 올해 6월부터 남성전용 쿠폰북을 2만 부씩 따로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