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KAL기 北에 피랍 50명 중 11명 못돌아와 12월 11일까지 송환 캠페인
“바로 저긴데, 우리 땅인데…. 가도 오도 못하는 이 기막힌 운명에 땅을 치고 통곡하고 있습니다.”
27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경기도북부청사 1층 로비에 김영숙 씨(70·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는 시종 떨렸고 간간이 울음도 섞여 나왔다. 김 씨의 남편은 1969년 12월 강릉을 떠나 김포로 향하다 고정간첩에 의해 납북된 대한항공(KAL) 비행기 승객 최정웅 씨(당시 30세). 당시 승무원과 승객 50명이 피랍됐고 이 가운데 39명은 이듬해 2월 돌아왔지만 최 씨 등 11명은 아직까지 생사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피랍 42년 만에 이들의 송환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이날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남편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애절한 편지를 직접 읽었다. 그는 “42년의 시간은 악몽이고 암흑의 세월이었다”면서 “옛날에는 애들이 ‘우리 아빠는 어디 갔느냐’고 묻더니 지금은 손주들이 ‘왜 할아버지가 없냐’고 묻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씨는 “단 하루를 만나도 좋으니까 제발 건강하게 살아만 있어 달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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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