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들 거듭된 ‘식언’에 노다와 첫 정상회담서 ‘쐐기’
취임 후 첫 해외방문에 나선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 방 먹었다. 양국 최대 현안인 오키나와(沖繩) 현 후텐마(普天間) 미군 비행장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다.
노다 총리는 후텐마와 관련해 “미일 합의에 기초해 오키나와의 부담을 줄여 가면서 주민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으로선 결과를 보고 싶다. 구체적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응수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후텐마 이전 약속을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달라는 주문이다. 회담 후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양국은 결과를 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고 있다. 대통령이 이 점을 매우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얼굴을 마주한 노다 총리를 이처럼 압박한 것은 일본 역대 총리들의 거듭된 식언 때문이다. 미일 양국은 오키나와 현 남부 기노완(宜野灣) 시의 주택가 한가운데에 있는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현 북부 나고(名護) 시의 해안가로 이전하기로 1996년 합의했다. 주민에 대한 위험을 줄이려는 목적이 크다.
민주당 정권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 또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똑같은 말을 반복했지만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고 있다. 이번에 노다 총리가 또 같은 말을 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받아친 것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