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F125’는 이번 모터쇼의 아이콘과도 같은 차다. 갈매기 날개와 같이 생긴 문이 특징인 이 차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동차 발명 125주년을 기념해 선보였다. 이름에 ‘F’가 들어간 벤츠의 차는 일종의 콘셉트 카로 이 차에 적용된 기술들은 앞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적용된다.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이 “2개의 날개로 4명이 타고 1000km를 가지만 배기가스 배출은 제로”라고 소개했듯 대형 럭셔리 세그먼트에서도 배기가스 제로의 미래형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연료 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기 구동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고효율 저장 탱크, 혁신적인 구동 기술과 차체 기술, 독특한 컨트롤 콘셉트와 디스플레이 콘셉트가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F125는 한국인 이일환 씨(휴버트 리·38)가 디자인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모터쇼에서 만난 이 씨는 “F125는 미래의 리무진”이라고 평했다.
아우디의 2인용 콘셉트 카인 ‘어번’은 새로운 개념의 카로 귀여움을 독차지 했다. 레이싱카, 펀카(fun car), 어번카(urban car)의 특징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는 평가다. 경량 차체 기술로 불필요한 무게를 줄여 무게가 480kg에 지나지 않으며 도심 주행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외관은 발광다이오드(LED)와 21인치 휠이 적용돼 독특한 느낌을 주며 비행기 조종실과 같은 실내에는 탄소 재질의 섬유가 사용됐다. 전기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되어 도심 주행에 적합하다. 일반 ‘어번’과 뚜껑이 없이 문이 위로 열리는 ‘어번 스파이더’의 두 종류가 선보였다.
기아자동차가 이번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카 ‘기아 GT(프로젝트명 KED-8)’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모델 중 하나다. 후륜구동의 4도어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 1970년대 고성능 레이싱카를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일반 판매용으로 만들어 큰 인기를 모았던 ‘그랜드 투어링 카’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기아차 디자인 총괄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자유분방함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며 “양산을 전제로 개발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에 ‘제네시스 쿠페’가 있듯이 기아차에는 GT가 있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솔린 람다 3.3 터보 GDi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395마력, 최대토크 54.4kg·m의 동력성능을 확보했으며, 후륜구동형 8단 자동변속기를 달고 있다.
프랑크푸르트=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