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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구 전 국회의원 별세

입력 | 2011-09-21 03:00:00

全-盧 최측근서 YS정부 집권당 대표까지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과 신한국당 대표,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춘구 전 의원(사진)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충북 제천 출신의 이 전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14기로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이다. 1980년 신군부의 정권 장악 후 준장으로 예편해 5공화국 초기 ‘서슬 퍼런’ 사회정화위원장을 맡았다. 1981년 11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전국구(비례대표) 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12∼14대 고향에서 내리 당선돼 4선 의원을 지냈다. 민정계 실세로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3차례나 집권당 사무총장을 맡았다. 1987년 대선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으로 6공화국 탄생에 기여했다.

3당 합당 후에는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당선에도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신군부 출신 5, 6공 핵심인사이면서도 문민정부를 내세운 YS 정부에서까지 국회부의장과 집권당 대표로 중용됐다. 이 전 의원은 철두철미한 성격의 원칙주의자로 유명했다. 정실에 치우치지 않아 정부와 당의 요직에 있을 때 사적인 청탁이나 민원이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표정이 없고 말수가 적은 데다 늘 흐트러지지 않는 몸가짐으로 부하 직원이나 당직자들에게는 ‘저승사자’로 불렸다.

‘6공 황태자’였던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을 두고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싫은 소리’를 한 유일한 여권 인사로 기억된다.

고인은 5·18특별법 제정과 두 전직 대통령 구속 후 정계를 은퇴했다. 정계를 떠난 뒤에는 국회가 있는 여의도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고 알려질 정도로 처신이 깔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문춘자 씨와 아들 재용, 딸 서영 씨, 사위 권기연 에스에스모터스 대표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7시 반. 02 2258-5971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