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바마 의회연설-9일 G7 재무회의 열려
주춤하던 글로벌 경제위기의 불씨는 최근 미국의 신규고용이 제로(0)로 집계되고 유로존의 부채 위기가 다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되살아났다. 특히 유럽에서는 재정위기가 신용경색을 야기하면서 금융위기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5일(현지 시간)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리요네 등 프랑스 3대 은행의 평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33%포인트 올랐다. 은행 CDS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미국계 투자회사들 역시 유럽 은행채 비중을 줄이면서 유럽 탈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등 서유럽 은행의 자금부족 사태는 유럽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미국 경제를 흔들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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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과 함께 재정긴축 속도 조절 등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유럽에 비해 중국 등 재정에 여력이 있는 신흥국에 내수부양과 통화절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경기부양책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많고, 산업생산 부진과 무역수지 감소로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한국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부양 차원에서 이뤄질 선진국의 금리인하로 국제 유동성이 강화되면 국내에서는 오히려 물가불안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6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세계 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국제유가 안정세,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했다”고 분석했지만 상황이 180도 바뀐 셈.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은 “미국의 경기부양대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충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제지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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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