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故는 앞의 단락을 순하게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뒤의 故는 앞의 故보다는 더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드러낸다. 湯之於伊尹은 ‘탕 임금의 이윤에 대한 관계는’이라는 뜻을 지닌다. 學焉의 焉은 ‘그에게서’라는 뜻을 함유한다. 臣之는 그를 신하로 삼았다는 말이다. 이때 臣은 명사에서 동사로 품사가 전성되었다. 한문고전에서는 품사가 문맥 속에서 결정되는 일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不勞는 ‘자기 스스로 힘들이지 않고’라는 뜻이다. 王은 동사로서 ‘왕 노릇한다’는 말이되, 覇(패)와 대비돼 왕도정치를 실행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논어’ ‘季氏(계씨)’에서 공자는, ‘숨어살면서 뜻을 추구하고, 義를 행하면서 道를 행하는 것을, 나는 그러한 말만 들었고 그러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탄식했다. 이때 隱居求志(은거구지)는 在野(재야)에 있더라도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뜻을 더욱 추구하는 것을 말하는데, 옛사람들은 伊尹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윤은 有莘(유신)의 들판에서 밭을 갈면서 堯舜(요순)의 도를 즐기다가, 탕왕이 일어나자 그를 보필하여 夏나라 桀을 정벌하고 殷나라를 열게 했다. 또한 ‘논어’ ‘顔淵(안연)’ 편에서 공자는, ‘탕 임금이 천하를 차지하여 다스리면서 여러 사람 중에서 선발하여 이윤을 기용하자 어질지 못한 자들이 멀리 떠나갔다’고 했다. 덕망 있는 한 사람을 발탁하는 것이야말로 정치 기강을 바로잡고 사회 구성원에게 희망을 주는 유력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