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LG와 주말 1승1패한화 6회 7득점, 두산 꺾어
궂은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은 보람이 있었다. 몸무게가 130kg을 넘는 거구 이대호(롯데)가 여유 있게 3루타를 치는 진기한 광경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발이 느린 선수로 꼽힌다. 홈런은 자주 쳐도 3루타는 언감생심이다. 올 시즌 22개를 포함해 이대호는 전날까지 통산 220개의 홈런을 쳤다. 하지만 3루타는 4개밖에 없었다. 2005년에 2번, 2007년과 2009년에 각각 1번 있었다.
이날은 운이 따랐다. 이대호는 1회초 2사 2루에서 우익선상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LG 우익수 이진영이 이를 다이빙캐치로 잡으려다가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가는 사이 이대호는 걸어서 3루에 안착했다.
롯데가 4-1로 승리하면서 이대호의 3루타는 결승타가 됐다. 이대호는 3-1로 쫓기던 9회 2사 2루에서도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리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5위 LG에 2.5경기 차로 앞섰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은 대구 경기에선 선두 삼성이 2위 KIA에 6-2로 역전승했다. 두 팀의 승차는 3경기로 벌어졌다.
삼성이 1-2로 뒤진 4회초 2사 1, 2루에서 류중일 감독은 선발 정인욱을 빼고 승리 계투조인 안지만을 등판시켰다.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동시에 이 경기를 꼭 잡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안지만이 7회 1사까지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막아내는 동안 삼성 타자들도 힘을 냈다. 4회 정형식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5회에는 조동찬의 솔로 홈런으로 3-2로 역전했다. 4-2로 앞선 7회에는 채태인이 쐐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SK는 문학에서 18안타를 퍼부으며 넥센을 11-0으로 대파했다. 9일 롯데전에서 18연패의 사슬을 끊었던 넥센 투수 심수창은 4회 권용관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등 3과 3분의 2이닝 7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는 1-2로 뒤진 6회 대거 7득점하며 두산에 8-2로 역전승했다.
이날 4개 구장에는 6만608명의 관중이 입장해 시즌 누계 502만3897명이 돼 역대 최소인 382경기 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의 446경기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