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서해 연평도 동북쪽 해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5발의 해안포 사격을 가했다. 5발 가운데 2발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것으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작년 8월 9일 북한이 백령도 연평도 인근 해상으로 130여 발의 해안포를 발사한 지 꼭 1년 만이다. 북한이 서해에서 특별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기간이 아니고 사전 예고도 없었다는 점에서 의도된 도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의 대응은 이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냈다. 오후 1시경 북이 3발의 해안포를 발사했을 때 우리 군은 북에 경고통신을 보낸 뒤 오후 2시경 NLL 인근 해상을 향해 K-9 자주포 3발을 발사했다. 대응사격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데다 북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수위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군은 밝혔지만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공언한 ‘선(先)조치, 후(後)보고’ 방침에는 못 미쳤다. 북이 오후 7시 46분 다시 2발을 발사했을 때 우리 군은 16분 만에 3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지난해 북의 해안포 발사 때 우리 군은 대응사격조차 하지 않았다. 130여 발 중 10여 발이 NLL을 넘어온 것을 확인하고도 “넘어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 북한은 큰 도발을 감행하기에 앞서 작은 도발로 우리의 대비 태세와 대응을 떠보는 습성이 있다. 지난해 8월 해안포 사격으로 먼저 도발을 한 뒤 11월에 연평도를 포격했다. 사전 징후가 농후했으나 우리는 미처 간파하지 못했고 도발을 당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치밀한 대비와 철저한 응징만이 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 연평도 사태 후 김 국방장관이 강조했던 “도발의 원점뿐 아니라 지원 세력까지 타격할 것”이라는 의지를 북에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