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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비추면 형광색… 복제개 첫 탄생

입력 | 2011-07-28 03:00:00

특정 약물에 반응 형질전환서울대 이병천 교수팀 성공




약물 투여 후 자연광과 자외선(오른쪽)에 비추어진 개 발바닥. 서울대 제공

필요할 때만 특정 유전자가 발현되는 개를 체세포 복제 기술을 통해 생산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서울대 이병천 수의과대 교수팀은 독시사이클린이라는 항생제를 먹으면 녹색형광단백질(GFP)이 발현하는 형질전환 복제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특정 유전자가 처음부터 발현된 채 태어나는 보통의 유전자 형질전환과는 달리 원하는 형질을 필요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연구용 개에서 체세포를 얻어 해파리 등에 존재하는 녹색형광유전자와 함께 독시사이클린 반응 유무에 따라 발현 ‘스위치’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함께 주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넣고, 이 난자를 대리모 개에 착상시켜 새끼를 낳는 방법으로 체세포 복제개 ‘테곤(Tegon)이’를 얻었다. 테곤이는 현재 서울대 안에서 사육되고 있다.

테곤이는 평상시 일반 비글 개와 똑같지만, 독시사이클린을 투여하자 2주 후에 녹색형광 유전자가 발현해 자외선을 비추면 형광색을 띠었다. 하지만 약물을 끊자 9주 후에는 다시 형광색이 사라졌다. 이 교수는 “외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복제개 생산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개의 260여 가지 질병이 사람과 유사한 방식으로 발생하는 만큼 개를 이용한 질환 모델 등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제네시스(Genesis)’ 6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