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세계 ‘휴대전화 제왕’으로 군림해온 노키아의 몰락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진리가 또 확인됐다.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갈 때 노키아는 ‘우리 제품이 시장 표준’이라며 자체 운영체제(OS)인 심비안을 고수했다. 이런 자만심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 OS는 스마트폰의 속도나 활용성을 좌우해 하드웨어 이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한다. 노키아는 MS의 윈도폰 OS를 채용한 스마트폰을 올해 말 내놓겠다고 전략을 바꿨지만 늦은 감이 있다.
▷노키아는 숲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의 최대 기업이다. 1865년 수도 헬싱키 근처의 노키아라는 작은 마을에서 제지업체로 출범해 1970년대 문어발식 확장 단계를 거쳐 1990년대 초부터 이동통신에 주력했다. 핀란드 경제의 25%를 차지해 ‘노키아의 핀란드’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노키아가 최근 부진으로 직원 7000명을 해고 위기에 빠뜨리면서 핀란드 경제도 휘청거린다. 2009년 출시돼 세계 2억 명 이상이 내려받은 아이폰 게임 ‘앵그리버드’가 핀란드의 새 상징으로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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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