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仁不智는 앞서 나온 ‘仁을 하지 말라고 막는 이가 없는데도 어질지 못하니 이것은 지혜롭지 못하다’를 줄여서 말한 것이다. 無禮는 예가 없음, 즉 예를 모름이다. 無義는 올바른 도리인 義를 따르지 않음이다. 人役은 남의 위에 서지 못하고 남이 부리는 대로 일을 해야 할 만큼 신분이 낮은 사람을 뜻한다. 앞서 仁을 天之尊爵(천지존작·하늘이 내려준 높은 작위)이라 정의했으므로 그 작위가 없는 사람을 남의 부림을 받는 존재로 규정한 것이다.
맹자가 보기에 仁을 하지 말라고 막는 이가 없는데도 어질지 못한 사람은 참으로 한심한 존재이다. 그런데 仁이 좋은 것을 알아서 겉으로만 어진 척한다면 그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공자는 ‘논어’ ‘顔淵(안연)’편에서 ‘色取仁而行違(색취인이행위·안색을 꾸며 어질다는 평판을 얻지만 행실은 어긋나 있음)’를 경계하여 이렇게 말했다. ‘무릇 명성이 난다는 것은 겉으로 안색을 꾸며 어질다는 평판을 얻지만 행실은 어긋나 있는 것으로, 그러한 상태에 안주하여 스스로 의심하지 않기에, 나라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나고 집안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난다.’ 어진 척해서 나라에서 명성이 나고 집안에서도 명성이 난다고 해도 하늘의 작위를 진정으로 받은 것은 아니니 그런 사람은 內心(내심)에 부끄럽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