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 분산 위해 시행… 올여름 폭염 예상돼 비상열사병 벌써 4명 희생
‘월 화 수 休 休 토 일.’
일본 자동차업계의 ‘주말 파괴’가 시작됐다. 혼다와 닛산은 6월 30일부터 목 금요일에 쉬고 그 대신 토 일요일에 일을 하는 ‘목금 휴무제’를 도입했다. 도요타는 1일부터 시작한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의 여파로 여름철 전력부족 사태가 예상되자 최대수요전력(피크전력)의 15%를 줄이도록 한 ‘전력사용 제한령’이 1일부터 실시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일본에서 전력사용 제한령이 내려진 것은 제1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4년 이후 37년 만이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서둘러 목금 휴무제를 도입한 것은 부품공급업체 등 연관 산업이 많아 전력분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주중 전력 사용을 주말로 돌림으로써 사회 전체의 최대전력수요를 분산하자는 것. 도요타 혼다 닛산 등 13개 완성차업체와 440개 부품업체에서 총 80만 명이 참여하기 때문에 평일 전력 사용에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 대기업인 NTT도코모와 히타치제작소도 사업 부문별로 평일 휴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광고 로드중
도쿄전력 등 전력당국은 올여름 평균기온을 웃도는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6월 29일에는 때 이른 불볕더위가 몰아닥쳐 전국에서 열사병으로 4명이 숨지고 1188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전국 관측소 920곳 중 511곳에서 30도를 넘었고 이 가운데 도쿄를 비롯한 74곳이 35도를 넘는 폭염을 기록했다. 도쿄에서 6월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은 것은 1875년 기온 관측 이래 세 번째다. 이에 따라 29일 도쿄전력 관할 구역 내 전력수요가 4570만 kW까지 치솟아 공급능력(4900만 kW)의 93%에 육박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