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메아리’ 고기압 밀려 약화농경지 581ha 침수… 낙과피해 커 “구제역 매몰지 유실될라” 촉각
제5호 태풍 ‘메아리(MEARI·북한 제출 이름)’가 27일 새벽 북한 신의주 근방에 상륙한 뒤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23∼26일 전국적으로 9명이 숨지고 3명(소방방재청 공식 집계)이 실종됐다.
기상청은 “메아리가 당초 26일 저녁 옹진반도 부근에 상륙해 북한을 관통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기상조건 변화로 27일 오전 2시경 북한 신의주 동북동쪽 약 50km 육상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메아리는 이날 오전까지 북상하면서 세력이 커져 한반도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부터 북쪽에 위치한 고기압에 막혀 느리게 이동했다. 또 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면서 한반도 서해안에 바짝 붙지 못하고 떨어진 채 북상한 탓에 한반도 내륙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못했다.
또 오전 11시 10분경에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무심천변에서 전날 급류에 실종됐던 오모 군(14)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오 군은 25일 오후 바지주머니에서 떨어진 물건을 주우려다 무심천 제2운천교 돌다리에서 떨어져 급류에 휘말렸다.
각종 시설 붕괴 및 농경지 유실도 잇달았다. 26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전선을 덮쳐 일대 300여 가구, 서귀포시 표선면 40여 가구 등 수백 가구에 1시간가량 전기공급이 끊겼다. 서천군 등 충남 4개 시군과 진천군 등 충북 3개 시군, 안동시 등 경북 4개 시군에서는 농경지 581.1ha가 침수됐으며, 진천군에서는 비닐하우스 45동이 물에 잠기는 등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도는 이번 태풍으로 이 지역의 배 복숭아 재배지 256ha가 낙과 피해를 봤다. 해안가 양식장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와 각 지자체는 장맛비로 인한 구제역 감염 가축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과 붕괴에도 만전을 기했다. 경기도는 도내 2275곳의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AI) 매몰지의 유실과 침출수 유출을 막기 위해 19개 시군마다 관리팀을 편성하고 응급 복구반을 대기시켰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