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알아야 진로 도움” 어학연수 붐
16일 미국 워싱턴 시내의 엔지니어링 전문고교인 펠프스고교 중국어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중국어로 만든 지도를 보면서 단어를 익히고 있다. 이 학교는 중국어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3명을 한 달 반 동안 중국에 어학연수를 보내기로 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이들은 ‘公園路(궁위안루)’ ‘愛國路(아이궈루)’ ‘靑年路(칭녠루)’ ‘幸福街(싱푸제)’ ‘和平街(허핑제)’ 등 도로 이름을 유창하게 발음했다. 한센 교사는 중국에서 공부한 미국인이다. 이 학교 4학년 학생 3명은 29일부터 한 달 반 동안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다. 학교에서 주최한 중국어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이들의 여행경비는 미 국무부에서 지원한다.
이번에 어학연수생으로 선발된 자막샤리 아불 카심 학생(16)은 “정말 흥분된다”며 “톈안먼 광장도 보고 만리장성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 번에 30분씩 매주 2, 3일씩 2년간 중국어를 배웠다는 그는 자신을 유창한 중국말로 소개했다. 그에게 ‘왜 중국어를 배우느냐’고 묻자 “미래에는 미중 협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앞으로 (취업 등) 좋은 기회를 가지려면 중국어를 배우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학연수생 채널 사터 양(16)도 “중국과의 커넥션을 갖는 게 앞으로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어 통역사를 직업으로 갖고 싶다”고 말했다. 존슨 교장은 “이번 여름에는 아예 우리 학교 사회 교사를 중국에 파견하기로 했다”며 “언어만이 아닌 중국문화까지 습득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부상(浮上)이 본격화하면서 미국 교육현장에서는 진작부터 중국이 화두였다. 워싱턴 시내 공립학교 중에는 4년 전부터 중국어를 가르쳐온 곳이 많다. 현재 워싱턴 시내 고교 3곳과 중학교 3곳, 초등학교 4곳이 중국어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이 학교들은 매년 중국정부의 추천을 받은 교사 5명을 초청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글로벌 교육 및 리더십 센터’ 창립자 샐리 스와르츠 씨는 “4년 전부터 중국 정부가 중국어 커리큘럼을 어떻게 만들지를 지원하고 있으며 주미 중국대사관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에는 더 오래전부터 중국어 열풍이 불어왔다. 워싱턴 하워드대는 2006년 여름부터 심화 중국어 학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무부가 자금을 댄 이 프로그램은 초기에 한 학기 과정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4학기(2년) 과정으로 확대했다. 중국 현지에서 모집한 교사들의 체류 비용은 국무부 풀브라이트장학재단에서 지원한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1월 하워드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늘날 직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교실에서 배운 기술뿐 아니라 우리와는 전혀 다른 외국의 언어와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이 10만 중국 인재 양성계획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에서 공부할 때 미국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연설했다.
미국은 국무부뿐 아니라 교육부와 국방부까지 나서 ‘중국통’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캐터필러와 씨티그룹 코카콜라 등 주요 기업들이 관련 프로그램에 700만 달러를 기부할 정도다. 국무부 당국자는 “미국이 집중 육성하려는 차세대 중국전문가는 갈수록 늘어나는 미중 간의 정치 경제 문화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