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는 심플, 매장은 화사한 보물 궁전
커다란 통유리로 탁 트인 느낌을 주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페라가모 매장. 직선을 활용한 절제된 세련미와 스카프를 옷처럼 만들어 마네킹에 걸쳐 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청담동 페라가모 플래그십 스토어는 외관은 단순하다. 다채로운 장식도, 유려한 곡선이 주는 화려함도 없다. 하지만 단순한 형태의 정육면체 건물은 그 어느 건축물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큰 정육면체 건물 안에 석재와 유리로 구성된, 쇼윈도 등으로 활용하는 또 다른 정육면체가 들어가 있는 형태의 건물은 두 정육면체의 조화 속에서 정중하고 우아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매장 안도 마찬가지다. 베이지색 카펫이 깔린 바닥과 흰색 벽은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여기에 나무로 만든 전시대가 어우러져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직선 위주의 공간 이용은 디스플레이에도 이어진다. 외관은 물론이고 네모반듯한 진열대와 직선 형태의 장식물들로 채워진 내부 공간을 통해 페라가모는 기하학적인 공간 구성의 모범을 보여 준다.
광고 로드중
주력 상품이 신발과 가방인 만큼 약 200m² 규모의 1층 매장에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1 봄여름(S/S) 밀라노 컬렉션’에서 선보인 각종 컬렉션 라인 제품들과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커머셜 라인 상품이 진열돼 있다. 특히 이곳 매장에서는 이탈리아 피렌체 공방에서 짚처럼 생긴 라피아를 수공예로 꼬아 만든 ‘W’ 핸드백 등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향수와 향초, 방향제 등 홈 컬렉션 제품들도 찾아볼 수 있어 실용성을 더했다.
남성 액세서리와 여성복 등이 있는 300m² 넓이의 2층 매장은 통유리로 스며드는 햇살에 탁 트인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복 진열 공간에는 지난달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탤런트 박신혜 씨가 입었던 것과 같은 드레스가 걸려있고, 휴양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스카프를 옷처럼 만들어 입힌 마네킹이 서 있어 독특함을 보여준다.
남성복 매장에는 캐주얼한 티셔츠부터 컬렉션 라인은 물론이고 슈트까지 갖춰져 있으며 트렁크에서부터 고가의 악어가죽 가방까지 찾아볼 수 있다. 운동화부터 구두, 장화 등 페라가모의 상징인 각종 신발들이 갖춰져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