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자율해결’ 강조… 使 “외부세력 난입으로 악화” 勞 “우리와 무관”
정리해고로 6개월째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노조원들이 16일 작업장에 모여 향후 사태에 대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변에 ‘여보∼ 꼭 이기고 돌아와∼’ 등 붉은 글씨로 쓰인 플래카드들이 걸려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 경찰 투입 저울질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16일 오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노사 관계자들과 만나 “불법파업에는 노조 간부와 노조원 책임이 따른다”며 “노조와 사측 모두 법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 노사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정부가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우선 노사 자율적인 해결을 기다리겠다”며 “하지만 불법행위가 정도를 넘거나 파업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면 앞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공권력 투입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찰도 조선소 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12일 외부 노동 및 진보단체 회원들이 전투함 등을 건조하는 ‘가급(최상급) 국가보안 목표시설’인 영도조선소를 회사 허가 없이 불법 점거하고 폭력사태도 빚어졌다”며 “12일 사태 이후 상황으로 볼 때 경찰 투입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 12일 폭력 사태가 악영향
정리해고로 6개월째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노조원들이 16일 작업장에 모여 향후 사태에 대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변에 ‘여보∼ 꼭 이기고 돌아와∼’ 등 붉은 글씨로 쓰인 플래카드들이 걸려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사측은 “회사와 관계없는 외부 단체 회원들의 조선소 불법 진입, 용역직원에 대한 폭력행위 등 불법행위들로 노조에 대한 신뢰와 노사 대화 분위기가 깨졌다”고 주장했다. 또 “6개월째 계속된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매일 4억 원가량 손해가 발생해 현재 피해액이 500여억 원에 이른다”며 “노사 문제는 외부세력이나 정치권, 진보단체가 푸는 게 아닌 만큼 노조가 대화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상황이 어렵다고 하지만 사측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12일 발생한 폭력사태나 점거는 노조와 관계없는 일인데 그 책임을 노조로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동 및 진보단체 회원들은 다음 달 9일 2차 조선소 방문을 계획 중이어서 한진중공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