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
GIST 대학은 통합적 사고를 갖춘 창의적 과학인재 양성을 위해 기초과학은 물론, 인문사회 강의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이 대학은 교수 1명 당 학생 10명 비율이 유지돼 매 강의 ‘소수정예 문답 및 토론식 수업’이 이뤄진다. 사진은 GIST 대학 ‘한국 경제의 이해’ 수업장면.
이공계 열풍이 다시금 불고 있다. 2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6월 모의고사에서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치르는 수리 ‘가’형 응시자 수가 3만 명 이상 증가하는 등 ‘과학인재’를 꿈꾸는 고교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GIST 대학이 많은 고교생들의 주목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 GIST 대학은 연구중심 대학원 GIST가 2010년 신설한 4년제 학부과정. 신입생 모집 첫 해부터 2011학년도까지 매년 8 대 1의 경쟁률을 보일만큼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GIST는 연구중심 대학원으로서는 이미 세계적인 연구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9월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10년 세계 대학평가’에선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 부문 세계 10위를 기록했을 정도.
광고 로드중
○ 교수 1명당 학생 10명, 소수정예 토론식 수업 진행
GIST 대학 커리큘럼은 기초가 탄탄한 인재를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2학년 과정까지 특정 전공에 소속되지 않는 ‘자유전공’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1, 2학년 때 주로 물리 화학 생물 등 기초과학과 수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면서 글로벌 과학인재가 되기 위한 ‘기초체력’을 쌓는다.
이 대학은 교수 17명을 별도로 선발해 학부과정 강의를 전담하는 ‘기초교육학부’를 구성했다.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다른 GIST 소속 교수들이 연구에 보다 중점을 두는 한편, 기초교육학부 교수들은 1주일에 9시간가량을 학부 수업에 매진한다. 또 학부과정을 담당하는 별도 교수진을 마련함으로써 교수 1명 당 학생 10명 비율이 유지돼 매 강의 ‘소수정예 문답 및 토론식 수업’이 가능하다.
수학 및 과학 관련 모든 강의는 영어로 이뤄진다. GIST 대학은 학생들이 영어수업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입학 1∼2개월 전 ‘신입생 영어캠프’를 진행한다. 또 학기 중에도 A∼C단계로 나뉜 수준별 영어강의를 개설해 학생 개개인 수준에 꼭 맞는 영어교육을 실시한다.
광고 로드중
○ 해외 명문대 현지수업 참가 등 교육-연구 전폭 지원
GIST 대학은 학생들의 교육과 연구에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신입생 총 100명 중 95명 이상이 2개월 동안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계절학기 수업을 들었다. 미국 현지에서 세계적인 명문대생과 어울리며 기초과학 실력을 쌓는 동시에 국제 감각을 익히는 것.
이 대학 학생들은 “UC버클리에서 세계 여러 나라 학생들과 실력을 겨뤘던 경험을 통해 기초과학 실력의 중요성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면서 “과학 및 영어 공부를 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교내 여름학기 연구 프로그램인 ‘G-SURF’도 파격적인 연구지원 중 하나. 이 대학은 G-SURF를 통해 학생들에게 연구 지원금을 주고, 여름방학 8주 동안 노벨상 수상자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GIST 소속 연구소에서 연구 과제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GIST는 △히거 신소재 연구센터 △에르틀 연구센터 △스타이츠 구조생물학 연구센터 등 3개의 ‘노벨상 수상자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광고 로드중
▼“GIST 대학, 칼텍처럼 작지만 강한 세계 명문대로 도약할 것”▼
이관행 광주과학기술원 대학장
이관행 GIST 대학장(사진)은 “과학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초와 다양성”이라고 강조한다. 탄탄한 기초과학 실력을 토대로 여러 분야의 학문을 접목시킬 수 있을 때 창의적인 과학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
이 대학장은 2008년 GIST 학부과정 개설위원장을 맡은 순간부터 학생들에게 다채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커리큘럼 개발에 온 힘을 기울였다. 특히 미국의 유명 4년제 ‘칼리지(college)’를 롤 모델로 정하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칼리지의 학사운영방식을 두루 참고했다. 이 대학장은 이들 명문 칼리지의 ‘소수정예 교육’에 주목했다. 학생 대 교수의 비율을 10 대 1 수준으로 맞추고, 문답·토론식 수업이 가능하도록 강의 수강정원을 최대 25명으로 정했다.
또 미국 프린스턴대 학부운영방식인 ‘Rule of 12’를 도입했다. 이는 ‘특정 전공에서 개설된 과목을 12개 이상 초과해 수강할 수 없다’는 규칙.
이 대학장은 “‘학생들이 학부과정에서 특정 전공에 지나치게 편중된 공부를 하는 게 과연 옳을까’ 하고 고민한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면서 “다른 전공 지식도 고루 터득하게 함으로써 GIST 학부생을 균형 잡힌 과학도로 키우는 게 GIST 교육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작지만 강한 세계 명문대학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는 이 대학장의 주요 벤치마킹 대상. 그는 칼텍에서 사용하는 교재를 GIST 대학의 모든 강의에 도입했다.
이 대학장은 2009년부터 칼텍과 꾸준히 교류협력을 추진해왔다. 그는 “이르면 이번 여름학기부터 칼텍과 함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칼텍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학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이므로, (만약 성사된다면) GIST 대학의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