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경쟁력은 문화에서”세계적 복합예술단지 조성
시주룽문화지구의 핵심 공간인 M+미술관의 경우 개관에 앞서 이미 운영진을 갖춘 상태다. 스웨덴 출신 대학교수이자 영국 테이트모던의 초대 관장을 맡았던 라르스 니티브 씨가 지난해 6월 관장으로 임명됐고 경기 용인시의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실장을 지낸 토비아스 버거 씨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니티브 관장은 “우리는 서구의 미술관을 그대로 복제하고 싶지 않다. 글로벌한 비전과 아시아의 지역적 특성이 조화된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건물 완공 이전에도 게릴라 아트 프로젝트 등과 같은 행사를 펼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 낡은 공공시설을 문화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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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는 아시아의 ‘아트 허브’를 꿈꾸며 미술관과 15개 공연장 등을 건립하는 시주룽문화지구(WKC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시주룽 해안가의 공터에는 문화지구 용지임을 알리는 영문 입간판이 서 있다. 홍콩 도심에 위치한 옛 중앙경찰서 건물.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재정비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작은 사진) 홍콩=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본청과 감옥 등 19개의 낡은 건물로 이뤄진 단지는 홍콩의 금싸라기 땅인 소호 지역의 한 블록을 통째로 차지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옛 건물을 대부분 보존하면서 스위스 건축가 헤르조그와 드 뫼롱이 설계한 두 동의 신축건물과 연계해 과거와 현재가 시너지를 이루도록 만들 계획. 2012년 재정비와 신축공사에 들어가 2014년 개관할 예정이다.
홍콩 정부의 아트 어드바이저인 영국 출신 독립큐레이터 데이비드 엘리엇 씨(전 모리미술관장)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오래된 건물을 불도저로 밀어버린 뒤 몇 개 남지 않은 유산이라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라며 “오만하지 않게 대중과 소통하는 공간이면서 아트 플랫폼으로서 홍콩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창의적 허브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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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와 아부다비가 예술을 통해 도시 브랜드를 알린 것을 본보기 삼아 문화와 문화산업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다져가는 홍콩. 하드웨어의 과시적 건립에 맞먹을 소프트웨어의 문제, 주요 프로젝트를 서구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있다. 이런 과제를 지혜롭게 풀어간다면 아시아의 창의적 허브를 꿈꾸는 홍콩의 야심 찬 도전은 머지않아 열매를 맺을 것이다.
홍콩=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