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적자생존 변곡점… “준비없이 뛰어든 업체들, 상당한 수업료 내야 할 것”
○ 태양광 실적은 ‘극과 극’
현대중공업은 연간 600MW(메가와트) 태양광 모듈 및 전지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 태양전지, 모듈업체다. 하지만 수익은 낮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태양광 분야 1분기 매출액은 1500억 원이지만 영업이익은 40억 원이다. 영업이익률이 2.6%에 불과한 셈이다. 수출을 많이 했어도 모듈 값이 워낙 떨어져 이익을 남기지 못한 것이다.
삼성과 LG도 기를 못 펴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태양광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한 삼성SDI는 “2013년 하반기나 되어야 손익분기점 돌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직 적자라는 의미다. ‘2010년 태양광 산업 원년’을 선언했던 LG전자 역시 실적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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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경쟁력 대결 시기 진입
현대중공업 태양광 사업부문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춘궁기’로 표현할 정도로 어려웠다”며 “유럽의 주요 태양광 수요 국가에서 정책적 지원이 축소된 데다 새로 진입한 업체의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만의 태양전지 업체 가운데 공장을 절반만 가동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모듈 가격인하 양상은 피를 말릴 정도다. 모듈값은 2008년 3.95달러에서 2010년 1.85달러로 떨어졌고, 올해 들어 5개월 동안 28%나 떨어져 1.33달러(5월 25일 기준)가 됐다. 기업 컨설팅업체 한국기업평가의 송수범 수석연구원은 “적어도 GW급 생산능력을 갖춰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국내업체는 2010년 말 기준 모듈 생산능력 합계가 1.8GW로 중국 1개 업체의 생산능력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국내 태양광 업계가 글로벌 선도업체에 비해 전반적으로 기초체력이 약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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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업체의 한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도 반도체처럼 초기에는 원천기술을 가진 업체가 주도하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 싸움이 되고 그 후에는 소수의 승리자가 시장을 과점하게 될 것”이라며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우세한 기술이나 규모의 경제, 태양광 산업 전 공정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