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외형-제원 첫 공개
동아일보가 26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한국형발사체의 외형 및 제원’에 따르면 KSLV-II는 총길이는 약 50m다. 나로호(33.5m)와 비교하면 1.5배쯤 길다. 2단 로켓인 나로호(1단은 러시아, 2단은 한국이 제작)에 비해 3단 로켓인 게 특징이다.
무게는 총 200t에 이른다. KSLV-II의 핵심 기술은 항우연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1단 로켓용 75t급 액체엔진이다. KSLV-II 1단에는 75t급 액체엔진 4기가 병렬로 연결돼 300t의 추력(推力·발사체를 밀어올리는 힘)을 낸다. 2단에도 75t급 엔진 1기가 장착된다.
지구 중력을 이기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엔진의 추력이 중요하다. 그중 발사체를 우주로 올려 보내는 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부분은 1단 엔진이다. KSLV-II는 1단에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병렬로 묶어 총추력 300t을 내도록 설계됐다.
▼ 상단부에 1.5t급 인공위성 장착… 2021년 고흥 우주센터서 발사 ▼
조 본부장은 “75t급 액체엔진 시제품을 제작해 연소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횟수로는 200여 회, 시간으로는 2만 초 이상 연소 시험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2단에는 75t급이, 3단에는 5∼10t급 액체엔진이 1기씩 장착된다.
KSLV-II가 모든 단에 액체엔진을 장착하는 점은 나로호와 기술적으로 가장 다른 부분이다. 나로호는 1단이 액체엔진, 2단이 고체엔진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발사체다. KSLV-II는 상대적으로 추력이 작은 고체엔진을 쓰지 않고 액체엔진만 사용한다. 조 본부장은 “액체엔진은 발사 뒤에도 점화와 소화를 반복하면서 원하는 궤도에 위성을 정확히 진입시킬 수 있다”면서 “2002년 시험발사한 과학로켓 3호용으로 개발한 13t급 액체엔진이 30t급으로 발전된 뒤 75t급 개발까지 이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액체엔진의 연료도 나로호와 달라졌다. 나로호는 1단을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제작한 만큼 러시아제 등유(케로신)를 연료로 썼다. KSLV-II는 SK정유가 제조하는 항공 등유인 제트유(Jet A-1)를 연료로 쓸 계획이다.
대전=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