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에서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도심에서 효율적하이브리드차 배터리, 1년에 2만 ㎞ 주행한다면 15년도 거뜬
―‘하이브리드 자동차’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
하이브리드는 ‘풀(Full)’ 타입과 ‘마일드(Mild)’ 타입으로 크게 나눠진다. 풀 타입은 ‘하드(Hard)’ 혹은 ‘스트롱(Strong)’ 타입, 마일드는 ‘소프트(Soft)’ 타입으로도 불린다. ‘풀 하이브리드’와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구분하는 것은 ‘전기모터가 엔진 구동에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구동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라는 것이다. 저속 구간에서 전기모터로만 갈 수 있으면 풀 하이브리드이고, 모터로만 주행을 할 수 없고 엔진의 보조역할만 한다면 마일드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고속도로에서보다 도심에서 더 효율적이라는데?
하이브리드차의 연비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은 적당히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차는 달리다가 속도를 줄이는 구간에서 제동 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회수해 배터리를 재충전하게 된다. 이렇게 충전된 배터리는 다시 차량 출발 시 전기모터의 에너지원이 된다. 따라서 전체적인 효율이 증가한다. 또 하이브리드차는 저속에서는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가고 그 이상 힘이 필요할 때 엔진을 쓴다. 예컨대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THS-II)이 장착된 차는 시속 40km 이하에서는 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엔진 동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항상 엔진의 동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내연 기관 자동차와의 차별이 적어진다. 하이브리드차의 혜택이 대부분 사라지는 셈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사고 나면 감전된다’ 혹은 ‘물에 빠지면 감전된다’는 속설이 있던데 사실인가?
차에 들어가는 배터리가 500V에 이르는 고전압이다 보니 그런 속설이 생겼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할 때 수많은 충돌 시험을 통해 고전압 누전 여부를 확인한다. 실험을 통해 차량에서 가장 안전한 부위에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하게 된다. 또 사고가 나서 조금이라도 누전이 감지되면 즉시 고전압이 자동으로 차단된다. 따라서 감전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이브리드차는 배터리 교체 비용 때문에 몇 년 지나면 큰 돈이 들어가나?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이 가장 많이 운행되고 있는 북미 지역의 경우 출고된 지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배터리 자체 이상에 의한 교체는 단 1건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배터리 수명과 신뢰도가 인정받는다는 얘기다. 현대차의 경우 12만 km를 공식보증하는데 30만 km까지도 괜찮은 것으로 본다. 일반 소비자들이 1년에 2만 km를 주행한다고 치면 15년 정도 안 바꿔도 된다는 얘기다.
―미래는 ‘하이브리드 시대’라고 한다. 하이브리드차는 앞으로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향후 20년 이내 전 세계 연간 차량 판매대수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의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가 많아지면 그동안 내연 기관 자동차가 일으켜왔던 많은 환경문제와 지구온난화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되고 많은 사람이 보다 깨끗한 환경을 누리게 될 것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