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페이퍼컴퍼니 통해 국내 주식-부동산 투자”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차 씨를 대상으로 해외 탈세 혐의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차 씨는 삼성물산에서 샐러리맨으로 근무하다가 1995년 카자흐스탄의 최대 구리 채광 및 제련업체인 ‘카자흐미스’의 위탁경영을 맡으면서 ‘대박’의 기회를 잡았다. 2004년 삼성물산이 카자흐미스에서 철수할 때 현지 고려인 3세와 함께 삼성물산의 카자흐미스 지분 일부를 인수한 뒤 이듬해인 2005년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고, 2006년 자신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1조 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쥔 것.
이후 차 씨는 가족과 함께 홍콩과 한국 등을 오가며 말레이시아 라부안 등 조세피난처에 주소를 둔 페이퍼컴퍼니를 앞세워 한국의 부동산과 증시 등에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상장 과정에서 차 씨가 올린 소득에 대한 역외 탈세 혐의와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국내 부동산 투자에서 탈세가 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 씨는 삼성물산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카자흐미스를 통해 1조 원대의 재산을 모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샐러리맨의 신화’라는 말을 들었다. 2007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 13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754위에 올랐는데, 당시 한국인 순위로는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와 함께 7위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