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아들 모교에 장학금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총탄에 아들을 잃었던 아버지가 남모르게 아들이 다녔던 중고교에 30년째 장학금을 전달해 감동을 주고 있다.
조선대 토목학과 명예교수 임병대 씨(84·사진)는 16일 “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스러져간 아들의 뜻을 어떻게라도 잇고 싶어 시작한 일”이라고 그동안의 소회를 말했다. 그의 막내아들 균수 씨(당시 21세)는 1980년 원광대 한의대 본과 2학년에 재학 중 5월 21일 광주 금남로1가 전남도청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가했다가 계엄군 총탄에 맞아 청춘을 마감했다. 균수 씨는 1980년 5월 학교가 있는 이리(현재 익산시)에서 가족을 만나기 위해 17일 광주에 왔으며 다음 날인 18일 비상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후 휴교령이 내려지자 집에 머물던 중 둘째 형 양수 씨와 함께 금남로에 나왔고 계엄군의 첫 발포가 있은 21일 오후 사망했다.
광고 로드중
임 씨는 “죽은 아들을 대신해 수백 명의 아들이 생겼다”며 “내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장학금은 계속 전달되도록 유언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