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의 리더십’ 4년… “학생수 4배 늘었죠”
강성모 총장(왼쪽)이 2009년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를 격려하고 있다. 머시드 캘리포니아대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 주 머시드의 지역신문인 머시드 선스타의 11일자 사설의 일부다. 이 신문은 편집위원회 일동의 사설을 통해 다음 달 머시드 캘리포니아대 총장직에서 물러나는 강성모 총장(66)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뜻을 밝혔다.
2007년 3월 한국계로는 처음 미국의 4년제 대학총장에 올랐던 강 총장이 4년의 임기를 마치고 다음 달 물러난다. 체력 때문에 연임을 택하지 않았다. 총장으로 오기 전 학장으로 재직했던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로 돌아가 연구와 강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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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학교용지 사용허가를 받는 게 급선무였다. 늪지에서 사는 새우를 새들이 잡아먹기 때문에 늪지 보호를 위해 학교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캠퍼스 용지 900에이커(약 364만 m²) 가운데 학교가 사용할 수 있는 용지는 100에이커(약 40만 m²)에 불과했다. 총장 취임 후 기존 계획을 버리고 용지를 남쪽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부저항도 만만찮았지만 미 공병대와 내무부, 환경보호청으로부터 용지 사용허가를 2009년 4월 받았다. 총장 취임 2년 만이었다.”
―학생도 많이 늘었는데….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가 발전한 것에 대해 사람들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한다. 주정부 예산도 부족하고 교수들도 회의적이었지만 미래의 학교발전상을 담은 ‘비전 2025’ 플랜을 만들어 교수와 학생이 함께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7월에는 우수대학 공증을 대학평가기관으로부터 받기로 돼 있다. 기부금을 모금하기 위해 자동차로 달린 거리만 총 10만 마일(16만 k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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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힘들었던 일은….
“돈이 항상 모자랐다. 학생과 교수는 느는데 연구실 강의실 사무실이 모자랐다. 연구 활동이 왕성한 교수들을 많이 초빙하고 싶었는데 공간부족 때문에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다.”
―최근 한국에는 KAIST 학생 자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는데….
“학생들이 죽은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학교 교수들도 학생들에 대한 불만이 높다. 예전처럼 학생들이 우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을 일단 입학시켰으면 이들이 성공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은 대학의 책무다. 실패한 학생에게도 여러 차례 기회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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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드 대학은 2009년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졸업식 축하연설자로 나서 화제가 됐다. 당시 무려 2000여 개 미디어가 그의 연설과 함께 신설 학교인 머시드 캘리포니아대를 앞다퉈 소개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는 계기가 됐다.
강 총장은 14일 오후 7시 자신의 마지막 연설이 될 졸업식 축사에서 “졸업 후에도 동문으로서 항상 머시드 캘리포니아대에 관심을 갖고 자주 방문하고, 대학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동참해 달라”며 모교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