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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주도권 ‘2차 대전’

입력 | 2011-05-16 03:00:00

삼성-LG, TV 넘어 노트북-모니터-스마트폰도 3D제품 잇단 출시




직장인 김상기 씨(26)는 최근 삼성전자의 27인치 3차원(3D) 모니터를 장만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보안경을 끼고 ‘아바타’나 ‘라푼젤’ 같은 3D 영화를 보거나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즐긴다. 김 씨는 “바로 눈앞에서 물체가 움직이는 것 같아 일반 모니터보다 더 생생하다”고 말했다.

○ 1라운드는 3D TV 신경전


그동안 TV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3D 기술 경쟁이 노트북과 컴퓨터 모니터, 프로젝터,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1일부터 나흘간 열린 월드IT쇼에서 부스의 대부분을 3D 제품으로 채웠다. 대학생 박모 씨(22)는 “노트북을 바꾸려는데 일반 노트북을 살지, 3D를 살지 망설이다 직접 보러 왔다”며 “평소에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3D 노트북에 끌린다”고 말했다. 셔터글래스(SG·삼성전자)와 편광필름패턴(FPR·LG전자) 방식 3D TV의 우수성을 놓고 두 회사가 신경전을 벌였던 게 1라운드였다면 이제는 전방위로 2라운드가 시작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초고화질(Full HD) 3D 모니터를 시장에 내놓았고 이달 초에는 3D 노트북 ‘센스 RF712’도 선보였다. 이에 앞서 LG전자도 지난해 3D 노트북을 만들었으며 이달 초에는 3D 모니터를 팔기 시작했다.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다음 달에 나올 ‘옵티머스3D’ 스마트폰과 일본 및 북미시장에 이미 내놓은 ‘옵티머스 패드’ 태블릿PC 등에도 3D 기술을 적용했다. 또 월드IT쇼 2011에서는 3D 프로젝터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 3D 콘텐츠 경쟁 사전 포석


이렇게 경쟁적으로 제품을 내놓은 것은 앞으로 게임과 영화 등 3D 콘텐츠가 대거 나올 것에 대비해 이들을 담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구축해놓기 위해서다. 이는 한 콘텐츠를 노트북, 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여러 개의 스크린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N스크린 서비스’와 궤를 같이한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3D 콘텐츠가 늘어날 텐데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스크린’이 없다면 N스크린은 완성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2008년 114억 달러(약 12조4000억 원)이던 3D 산업 시장규모가 2015년에는 1500억 달러(약 163조 원)로 늘어날 것이라며 3D 콘텐츠 시장의 팽창을 예고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미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는 지난해 “앞으로 모든 애니메이션을 3D로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트디즈니도 올해 말까지 총 22편의 3D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360 3D게임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판매 중이고, 닌텐도는 안경 없이도 입체감 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닌텐도3DS’를 내놓았다.

3D 기술은 앞으로 의학 분야 등으로도 영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한영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D 기술이 의학과 접목되면 수술할 때 의사가 환부를 입체영상 화면으로 살피며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김진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방통융합미디어연구부장은 “3D 콘텐츠의 제작비는 2D보다 2배가량 높을 뿐 아니라 3D 콘텐츠를 보기 위해 반드시 써야 하는 전용 안경도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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