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업무 경험 ‘꿩 먹고’… 전국 대학생 교류 ‘알 먹고’
《 대학생 김준영 씨(26·경희대)는 3년 전 ‘모바일 퓨처리스트’라는 KT 대학생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주위로부터 “도대체 뭐하고 다니느냐”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지금까지도 동료 인턴들과 함께 단체로 옷을 맞춰 입고 캠퍼스에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곤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책상머리에 앉아 펜만 굴리는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가 활동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 》
KT의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인 모바일 퓨처리스트에 참가한 대학생들. 이들은 모바일 관련 실무를 경험하는 것 외에도 전국에서 모인 300명의 학생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 KT 제공
우선 선발 규모부터 다르다. 전국의 30∼40개 학교 대학생 300명을 뽑아 약 8개월간 운영한다.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도 특별하다. 예컨대 KT가 ‘올레 로밍 서비스 개선안’, ‘유클라우드 활성화’ 등을 모바일 퓨처리스트 프로젝트로 공고하면 각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이 지원한다. 심사를 거쳐 선발된 대학생 인턴들은 KT 직원들과 함께 여러 주에 걸쳐 해당 프로젝트에 매달려 실무를 익힌다.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KT는 모바일 퓨처리스트 참여자로 뽑힌 대학생들에게 최신 모바일 기기를 제공하고 통화요금도 일부 지원한다. 지난해 선발된 학생들은 아이폰4와 아이패드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받았다. 하지만 이런 혜택만 보고 지원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소화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혹독한 개인 프로젝트와 팀별 미션
2003년 시작된 모바일 퓨처리스트는 당시 KTF가 젊은 세대를 겨냥해 구전(口傳) 마케팅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황태선 KT SNS마케팅팀장은 “젊은 세대를 상대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다가 학생들이 실무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동시에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바일 퓨처리스트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 프로그램에 재수, 삼수하는 학생들도 태반이다. 반대로 한번 들어오면 김 씨처럼 몇 년씩 계속하는 ‘터줏대감’도 많다.
지난해 모바일 퓨처리스트에 참가했던 이새라 씨(23·성신여대)는 폭넓은 사교를 이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녀도 학교 밖 사람들은 만나기 어려운데 여기서는 전국에서 모인 300명을 한 번에 사귈 수 있잖아요.” 한편 박해미 씨(24·성신여대)는 실무 경험을 꼽았다. 박 씨는 “모바일 분야 취업을 꿈꾸고 있다”며 “모바일 퓨처리스트에는 스마트폰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등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다양한 실무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9년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대학생과 사회인은 벌써 2000명을 넘는다. 그들 중 일부는 ‘수류회’라는 이름으로 계속 만나고 있다.
○ 회사가 얻는 것도 많아
황 팀장은 “이 같은 효과는 KT가 숫자로 가늠하기 힘든 가치”라며 “KT와 모바일 퓨처리스트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모두 ‘윈윈’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