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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올드보이’ 강재섭 3년만의 귀환 좌절

입력 | 2011-04-28 03:00:00

분당을 당선 통한 재기 모색… 손학규 ‘대선 인물론’ 못넘어




‘올드 보이’의 귀환은 결국 4월의 일장춘몽에 그치고 말았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사진)는 선거 막판 ‘한나라당을 살려달라’며 분당의 보수층 결집에 나섰으나 손학규 민주당 후보의 ‘대선 인물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당 대표로서 대선 승리를 이끌었으나 2008년 총선 불출마 후 3년간 정치적으로 칩거했던 강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를 모색해왔다. 실제로 당선되면 당 내 역학 구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강 후보의 패배는 어느 정도 예상된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강 후보는 ‘대란’으로 불린 공천 과정에서부터 큰 상처를 입었다. 이재오 특임장관,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 등 강 후보와 정치적 악연이 있는 일부 여권 핵심 인사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밀었다가 손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자 떠밀리듯 강 후보를 공천했다. 이런 강 후보는 손 후보가 “분당에 변화를 일으키겠다”며 지지를 호소할 때 “당선되면 당 내 갈등을 치유하겠다”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과 ‘화합의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식의 운동밖에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에서만 내리 5선 의원을 지낸 강 후보의 선거 전략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음에는 ‘조용한 선거’를 강조하다 손 후보가 나서자 ‘당 대 당 전면전’으로 맞서더니 막판엔 보수층 결집으로 부랴부랴 선회했다. 수도권에서 처음 자기 선거를 치른 강 후보는 측근들에게 종종 “수도권 선거가 지방과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기도의 강남’이라는 분당을 민주당에 내준 만큼 강 후보는 이 봄에 다시 ‘정치적 겨울잠’에 들어갈 듯하다. “여의도로 복귀하면 내 특기인 소통에 노력하겠다”는 그의 출사표도 함께.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