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촬영 최대 10mSv지만 응답자들 1mSv이하로 인식
직장인 김모 씨(50)는 최근 의사의 권유로 심장혈관을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로 찍었다. 심장은 정상이란 말은 들었으나 이 검사를 통해 X선 촬영보다 300배 많은 방사선에 노출됐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당시 의사는 방사선 세기를 물은 김 씨에게 “정확히 모르지만 별문제 없을 것”이라며 넘어갔다.
상당수 의료진이 CT의 방사선량 세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과소평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 내과팀이 관상동맥 CT를 처방하는 국내 대학병원 의사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한 의사의 86.6%가 관상동맥 CT의 방사선 세기를 1mSv(밀리시버트) 이하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관상동맥 CT는 통상 1회 촬영에서 5∼10mSv의 방사선을 낸다. 의사들의 93.3%는 또 관상동맥 CT 피폭량이 흉부X선의 100배 미만이라고 답했다.
최근 대형병원들이 CT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같은 최첨단 의료기기를 계속 들여오고 있지만 의료진의 방사선에 대한 무지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의 S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이모 씨(38)는 “치료 뒤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됐느냐’고 물으면 ‘모르겠다’는 대답밖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건국대 내과 팀은 “관상동맥 CT의 유용성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방사선 노출 위험에 대해서도 적극 홍보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