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훌륭한 개인비서’
내가 15종의 신문을 구독한다고 말하면 많은 사람이 이상하게 보곤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를 놔두고 왜 돈을 주고 구독하느냐고 말한다. 물론 일리 있다. 여러 신문을 구독하니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처럼 구독료가 만만치 않다. 또 지나간 신문을 처리하기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이 신문을 고집한다.
첫째, 지면으로 신문을 보면 제목이나 기사의 크기로 뉴스의 중요도를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어떤 사건과 사고를 놓고 신문마다 다른 논조를 살펴보며 비교하고 분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자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에 자기 생각이 기사에 들어가게 마련이고, 이는 편집을 거친 후에도 남아있게 마련이다.
셋째, 커피 한 잔 값이 안 되는 600원의 돈으로 훌륭한 ‘개인 비서’를 고용할 수 있어서다. 정말 그럴싸하지 않은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나 비행기를 탔을 때나, 길을 가다가 아니면 24시간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다가도 신뢰도 높은 기사를 볼 수 있다.
어제 일어난 일, 또는 앞으로 일어날 일, 세계 각지의 사건사고나 경제동향도 나온다. 내가 대통령이나 대기업의 총수로서 보고를 받는 듯한 느낌이다. 빳빳한 종이를 넘기는 손맛, 그 기분 좋고 유익한 사치를 우리 모두 누리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