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손녀가 다시 펴낸 동화집 ‘…임석재 옛이야기’
임돈희 교수(오른쪽)와 조카 임혜령 씨. 고 임석재 선생의 손녀로 현재 동화작가로 활동 중인 임혜령 씨는 “할아버지의 동화가 지 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손녀는 할아버지의 동화책을 수도 없이 읽으며 자랐다. 이제 작가가 된 손녀는 ‘눈에서 입에서 자꾸만 맴돌고 생각나는’ 할아버지의 동화를 다시 쓴다. 1998년 작고한 국내 민속학 1세대 임석재 선생의 손녀인 작가 임혜령 씨와 딸 임돈희 동국대 사학과 교수, 제자인 최래옥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가 고인의 1971년작 ‘옛날이야기 선집’을 ‘다시 읽는 임석재 옛이야기’(한림출판사·전 7권)로 펴냈다. 기존의 선집에 실린 전래동화 가운데 122편을 추렸다.
1930년 경성제국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평안북도 선천 신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민속 관련 자료 수집을 시작한 고인은 레코드조차 흔치 않던 일제강점기에 어린아이만 한 녹음기를 짊어지고 국내 곳곳을 돌며 구전설화를 모았다. 그렇게 모은 설화가 수천 편. 국내 민속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던 시절, 고인이 직접 발로 뛰며 모은 다양한 민속사료와 그 과정에서 구축한 조사방법론은 고스란히 한국 민속학의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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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책 재발간은 사료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2010년 창비 어린이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손녀 임 씨는 “이 책을 통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우리 옛것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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