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위기 원인은 부동산거품… 지속적인 개방정책으로 극복할 것”
아일랜드인은 문화적 자존심이 높다. 한때 유럽의 최빈국이었으며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상처는 2006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6∼7%에 이르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씻기는 듯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휘둘리면서 유로존 16개국 중 처음으로 ‘경기 후퇴’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지난달 25일 총선에서는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의석의 65%를 내주며 대참패해 통일아일랜드당과 노동당의 연합정부가 탄생했으며 9일 통일아일랜드당 엔다 케니 대표(59)가 새 총리가 됐다. 공화당이 집권당 자리를 내준 것은 1932년 이후 처음이다.
매키 대사는 “고속성장에서 급전직하한 충격으로 국민들은 ‘공포’와 절망에 사로잡힌 상태다. 현 상태에 대한 모든 불만이 정치로 몰렸기 때문에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는 예견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일랜드 위기의 원인을 부동산 거품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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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는 외국 투자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그에게 ‘과도한 규제 완화가 외풍에 취약한 계기가 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09, 2010년 외국인 투자는 오히려 15% 늘었다. 1000여 개 다국적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 유럽 내 법인세 최저(12.5%) 등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은 그대로 지속할 것이다. 지속적인 개방정책으로 아일랜드의 위기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아일랜드국립대에서 경제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2008년 부임했다. “한국의 공격적이고 빠른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그는 “한국 음식 중에서 매운 낙지볶음을 좋아한다”고 한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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